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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의료인이여, 샨도라의 불을 밝혀라

기사승인 2017.02.16  11: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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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를 집어든 채 눈을 감고 조용히 숨을 고른다. 그러다 만화의 한 장면이 떠올라 입가에 작은 웃음을 짓고 말았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만화인 ‘원피스’. 이 만화에는 집영사가 출판하는 소년점프의 ‘우정, 노력, 승리’라는 공식이 담겨있다. 

주인공 몽키 D 루피가 갓에넬을 물리치고 샨도라의 거대한 종을 울리는 씬, 이 장면은 ‘우정, 노력, 승리’ 공식의 축약판으로 지금도 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이 원피스의 주인공과 닮은 영웅들이 있다. 의료인들. 생명을 다루고 치료한다는 특성상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매년 2월의 마지막 날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다. 사회의 무관심 속에 소외 받는 희귀질환 환자들의 어려움을 돌아보고자 유럽희귀질환기구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현재 전 세계에서 2억 5000만명이 희귀질환을 앓고 있다. 세계인구 100명 중 3명 정도가 치료법도 없다시피 한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희귀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제약업계에 대한 희귀질환 신약연구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이 추진했고, 제약업계도 희귀질환 연구개발 및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신경내분비 환자 등 환자수가 만 명을 넘지 못하는 경우, 정부의 지원금만으로는 수익성을 맞출 수 없어 대다수 제약사들은 생산을 포기하게 된다.

핵의학과를 비롯한 관련 의료인들은 이런 환자들을 가장 많이 접하는 이상, 이에 대한 안타까움도 갑절로 크다. 자신 만이 이 한 생명의 마지막 버팀목이기에 쉽게 포기를 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번 기사를 제보한 한 의료인의 간절한 마음도 절로 와 닿았다. 현재 한국사회는 의료인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색안경은 어느 의사들이 제약사로부터 돈을 받아 챙겨 처방전을 내줬다라는 불법 리베이트 기사라도 실리는 날에는 더 짙어진다.  

그러나 기자가 만난 대다수 의사들은 ‘우정, 노력, 승리’라는 공식을 참으로 좋아한다.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돕기 위해 모금 활동을 전개하고, 죽어가는 한 아프리카 아이의 사진에 울컥해 오지로의 의료봉사를 떠나고, 현실에 부딪혀 고민하다 끝내 치료방법을 찾았을 때는 소년처럼 기뻐하고.

한 은퇴한 원로 의사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때처럼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해달라고 매일 기도드렸다”고 회고했다.

이제 눈을 뜬다. 전화기를 볼에 밀착시킨다. 절대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식약처의 메시지를 전해야지 라고 다짐하면서.

그러나 떨리는 목소리로 “어...어떻게 됐나요?”라고 묻는 한 의료인의 진심 가득 담긴 목소리에 차분함을 잃고 만다.

“선생님! 선생님!! 식약처가 이렇게 하면 허가한데요.” 

이동훈 기자 rockrage@naver.com

<저작권자 © 아시아 글로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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